마틴이 올리버 색스의 의료원에 온 건 61세 때였습니다. 어릴 때 수막염에 걸려서 사경을 헤맨 일로 평생 저능아로 살았던 마틴은 예순을 넘기면서 파킨슨 병에 걸렸고 더 이상 혼자서는 살아갈 수 없게 되었기 때문이죠. 저능아였지만 나름대로 자부심을 갖고 있던 마틴은 의료원에서 심각한 적응 장애를 보였습니다. 마틴의 몸과 마음이 어떤 갈망 때문에 고통받고 있다는 것을 알았지만 의료진은 그것이 무엇인지를 찾을 수 없었죠. 올리버 색스가 어떻게 된 일이냐고 묻자 마틴은 그로브 사전에 나오는 바흐의 이야기를 늘어 놓습니다.
"그로브 사전에 바흐에 대한 항목이 적혀 있어요. 304쪽에 있습니다. 바흐는 일요일에는 반드시 교회에 나가 성가대에서 노래를 불렀어요. 걸음마를 배우자 마자 아버지가 데리고 다녔죠. 아버지가 돌아가신 후에도 교회를 계속 다녔습니다."
그제서야 올리버 색스는 마틴이 원하는 것이 교회에 가서 노래 부르는 것임을 알게 되고 그를 가까운 교회로 데리고 가죠. 다시 일요일 마다 교회에 가서 노래를 할 수 있게 되자 마틴의 생활은 달라졌고 즐거움과 보람을 되찾게 됩니다. 신경학 전문의 올리버 색스로 하여금 마틴의 내면을 발견하게 해 준 음악 이야기 입니다.
"저능아인 마틴이 정열적으로 바흐에 몰두하는 것은 신기한 일인 동시에 감동적이기도 했다. 바흐는 대단히 지적인 반면 마틴은 저능아였기 때문이다. 나는 한번은 칸타타 세트를 또 한번은 마니피카트 세트를 가지고 그를 방문했다. 마틴은 비록 지능은 낮았지만 바흐의 복잡한 기교를 거의 완벽하게 이해하는 음악적 지성을 갖고 있음을 그 때 처음으로 깨달을 수 있었다. 지능따위는 문제가 아니었다. 바흐는 그를 위해서 존재했고 바흐야 말로 그의 생명이었다. 마틴은 특이하게 뛰어난 음악적 능력을 갖춘 인물이었다. 그러나 그것은 적절한 장면에서 자연스러운 형태로 활용되지 않으면 단순히 상궤를 벗어난 행동에 불과했다.
목소리야 말로 기쁨과 신의 찬미에 사용할 수 있도록 신이 만들어 주신 악기였던 셈이다. 교회로 돌아가 노래를 부른 다음부터 그는 자신감을 되찾고 우뚝 일어나 다시 한번 진실한 존재가 됬다. 그는 이제 감정도 없이 직관에 의존하는 사람이 아니었다. 인격을 갖춘 인간이었다. 그는 존엄을 갖춘 예의바른 사람으로서 지금은 의료원 동료들로부터 존경과 부러움을 한 몸에 받고 있다. 마틴이 실제로 노래 부르는 모습, 음악과 한 몸을 이루고 황홀경 속에서 온 정신을 집중해서 듣는 모습은 참으로 경이로웠다. 그때의 그는 변신하고 있었던 것이다. 결함이나 생리학적 문제는 모두 사라지고 조화를 이룬 쾌활함, 통일을 이룬 건전함을 갖춘 인간으로 변신했던 것이다.
백치 천재라고 하면 진성한 지성과 이해력을 갖추지 못한 채 기묘한 재주라던가 기계적인 재능만을 갖춘 사람으로 여겨진다. 나도 마틴을 처음 만났을 때 그렇게 생각했다. 바흐의 마니피카트를 놓고 그와 논의를 할 때 까지는, 그러나 그와 함께 마니 피카트를 듣고 난 후 그가 그 복잡한 곡을 완벽하게 이해하고 있음을 깨달았다. 그가 단순한 재주나 놀랍지만 기계적인 기억력이 아니라 진정으로 뛰어난 음악적 지성을 갖고 있음을 깨달았다. 설령 특수하고 좁은 영역일지라도 지능이 낮은 사람들이 능력을 발휘할 수 있는 까닭은 그들에게 창조적인 지성이 있기 때문이다. 우리가 이해하고 소중하게 키워 주어야 하는 것은 바로 이러한 지성이다."
<아내를 모자로 착각한 남자> 중 '살아있는 사전' 편의 마틴의 이야기입니다. 어려서 앓은 수막염으로 지적 능력이 결여되어서 학교 교육도 받지 못한 채 힘겨운 삶을 살았지만 그에게는 인간다운 삶을 누릴 수 있게 해주는 음악이 있었죠. 마틴이 살아 있는 사전이라 불린 것은 그의 놀라운 기억력 때문이었는데요. 그의 아버지는 메트로폴리탄 오페라 가수였는데 은퇴하고 나서 아들을 앉혀 놓고 수많은 음악 레코드를 들려 주었고 악보를 있는데로 꺼내서 하나 하나 노래를 불러주고 그로브 음악 사전의 6,000여편에 달하는 내용을 모조리 읽어 주었다고 합니다. 마틴은 이 모든 것을 완벽하게 기억했고 이 음악의 세계, 특히 바흐가 만든 기도의 노래들 속에서 자신만의 세계를 만들었고 삶의 기쁨을 누려왔던 거죠.
마틴에게 음악과 바흐가 있었던 것처럼 정상인들과 다르다고 여겨지는 소수의 사람들, 뭔가 결핍되어 있는 사람들에게도 누구나 창조적인 지성과 감성의 영역이 있고 그 숨겨진 영역을 발견하고 도와주는 것이 현대 의학의 할 일이다 라고 올리버 색스는 주장했습니다. 신경학 전문의인 올리버 색스가 자신의 환자인 마틴과 그와 유사한 자폐증 환자들을 이해할 수 있게 된 계기가 되었던 음악 바로 바흐의 <마니피카트>였죠. 성경의 누가 복음에 나오는 마리아의 노래를 텍스트로한 카톨릭 찬가죠. 아기 예수를 바라보면서 인간 세상에 오신 하나님을 찬양하고 욕심없이 살아가는 낮고 가난한 이들에게 주어질 기쁜 소식을 담은 노래들입니다.
올리버 색스(Oliver Sacks)는 1933년 영국 태생의 신경학 전문의의자 작가인데요. 현재는 앨버트 아인슈타인 의대의 신경학 교수로 환자를 돌보고 있습니다. 임상 체험 보고서이기도 한 <아내를 모자로 착각한 남자>를 비롯한 많은 저서를 통해서 여러 쟝르의 예술가들에게 영감을 주고 있습니다. 환자들 내면의 이야기를 되살려내고 또 그것을 중심적 위치로 복원시켜낸 이 독특한 임상 체험 기록들로 '의학의 계관시인' 이라는 칭송을 받고 있습니다. 신경 과학책을 골라 보실 때에도 한 기준을 제공하는데요. 올리버 색스가 추천하거나 서문을 써 준 책을 보시면 됩니다.
"그로브 사전에 바흐에 대한 항목이 적혀 있어요. 304쪽에 있습니다. 바흐는 일요일에는 반드시 교회에 나가 성가대에서 노래를 불렀어요. 걸음마를 배우자 마자 아버지가 데리고 다녔죠. 아버지가 돌아가신 후에도 교회를 계속 다녔습니다."
그제서야 올리버 색스는 마틴이 원하는 것이 교회에 가서 노래 부르는 것임을 알게 되고 그를 가까운 교회로 데리고 가죠. 다시 일요일 마다 교회에 가서 노래를 할 수 있게 되자 마틴의 생활은 달라졌고 즐거움과 보람을 되찾게 됩니다. 신경학 전문의 올리버 색스로 하여금 마틴의 내면을 발견하게 해 준 음악 이야기 입니다.
"저능아인 마틴이 정열적으로 바흐에 몰두하는 것은 신기한 일인 동시에 감동적이기도 했다. 바흐는 대단히 지적인 반면 마틴은 저능아였기 때문이다. 나는 한번은 칸타타 세트를 또 한번은 마니피카트 세트를 가지고 그를 방문했다. 마틴은 비록 지능은 낮았지만 바흐의 복잡한 기교를 거의 완벽하게 이해하는 음악적 지성을 갖고 있음을 그 때 처음으로 깨달을 수 있었다. 지능따위는 문제가 아니었다. 바흐는 그를 위해서 존재했고 바흐야 말로 그의 생명이었다. 마틴은 특이하게 뛰어난 음악적 능력을 갖춘 인물이었다. 그러나 그것은 적절한 장면에서 자연스러운 형태로 활용되지 않으면 단순히 상궤를 벗어난 행동에 불과했다.
목소리야 말로 기쁨과 신의 찬미에 사용할 수 있도록 신이 만들어 주신 악기였던 셈이다. 교회로 돌아가 노래를 부른 다음부터 그는 자신감을 되찾고 우뚝 일어나 다시 한번 진실한 존재가 됬다. 그는 이제 감정도 없이 직관에 의존하는 사람이 아니었다. 인격을 갖춘 인간이었다. 그는 존엄을 갖춘 예의바른 사람으로서 지금은 의료원 동료들로부터 존경과 부러움을 한 몸에 받고 있다. 마틴이 실제로 노래 부르는 모습, 음악과 한 몸을 이루고 황홀경 속에서 온 정신을 집중해서 듣는 모습은 참으로 경이로웠다. 그때의 그는 변신하고 있었던 것이다. 결함이나 생리학적 문제는 모두 사라지고 조화를 이룬 쾌활함, 통일을 이룬 건전함을 갖춘 인간으로 변신했던 것이다.
백치 천재라고 하면 진성한 지성과 이해력을 갖추지 못한 채 기묘한 재주라던가 기계적인 재능만을 갖춘 사람으로 여겨진다. 나도 마틴을 처음 만났을 때 그렇게 생각했다. 바흐의 마니피카트를 놓고 그와 논의를 할 때 까지는, 그러나 그와 함께 마니 피카트를 듣고 난 후 그가 그 복잡한 곡을 완벽하게 이해하고 있음을 깨달았다. 그가 단순한 재주나 놀랍지만 기계적인 기억력이 아니라 진정으로 뛰어난 음악적 지성을 갖고 있음을 깨달았다. 설령 특수하고 좁은 영역일지라도 지능이 낮은 사람들이 능력을 발휘할 수 있는 까닭은 그들에게 창조적인 지성이 있기 때문이다. 우리가 이해하고 소중하게 키워 주어야 하는 것은 바로 이러한 지성이다."
![]() | 아내를 모자로 착각한 남자 - ![]() 올리버 색스 지음, 조석현 옮김/이마고 |
<아내를 모자로 착각한 남자> 중 '살아있는 사전' 편의 마틴의 이야기입니다. 어려서 앓은 수막염으로 지적 능력이 결여되어서 학교 교육도 받지 못한 채 힘겨운 삶을 살았지만 그에게는 인간다운 삶을 누릴 수 있게 해주는 음악이 있었죠. 마틴이 살아 있는 사전이라 불린 것은 그의 놀라운 기억력 때문이었는데요. 그의 아버지는 메트로폴리탄 오페라 가수였는데 은퇴하고 나서 아들을 앉혀 놓고 수많은 음악 레코드를 들려 주었고 악보를 있는데로 꺼내서 하나 하나 노래를 불러주고 그로브 음악 사전의 6,000여편에 달하는 내용을 모조리 읽어 주었다고 합니다. 마틴은 이 모든 것을 완벽하게 기억했고 이 음악의 세계, 특히 바흐가 만든 기도의 노래들 속에서 자신만의 세계를 만들었고 삶의 기쁨을 누려왔던 거죠.
마틴에게 음악과 바흐가 있었던 것처럼 정상인들과 다르다고 여겨지는 소수의 사람들, 뭔가 결핍되어 있는 사람들에게도 누구나 창조적인 지성과 감성의 영역이 있고 그 숨겨진 영역을 발견하고 도와주는 것이 현대 의학의 할 일이다 라고 올리버 색스는 주장했습니다. 신경학 전문의인 올리버 색스가 자신의 환자인 마틴과 그와 유사한 자폐증 환자들을 이해할 수 있게 된 계기가 되었던 음악 바로 바흐의 <마니피카트>였죠. 성경의 누가 복음에 나오는 마리아의 노래를 텍스트로한 카톨릭 찬가죠. 아기 예수를 바라보면서 인간 세상에 오신 하나님을 찬양하고 욕심없이 살아가는 낮고 가난한 이들에게 주어질 기쁜 소식을 담은 노래들입니다.
올리버 색스(Oliver Sacks)는 1933년 영국 태생의 신경학 전문의의자 작가인데요. 현재는 앨버트 아인슈타인 의대의 신경학 교수로 환자를 돌보고 있습니다. 임상 체험 보고서이기도 한 <아내를 모자로 착각한 남자>를 비롯한 많은 저서를 통해서 여러 쟝르의 예술가들에게 영감을 주고 있습니다. 환자들 내면의 이야기를 되살려내고 또 그것을 중심적 위치로 복원시켜낸 이 독특한 임상 체험 기록들로 '의학의 계관시인' 이라는 칭송을 받고 있습니다. 신경 과학책을 골라 보실 때에도 한 기준을 제공하는데요. 올리버 색스가 추천하거나 서문을 써 준 책을 보시면 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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