버드나무 아래 앉아서 인생에 대해 생각하고 책을 읽던 한 노인이 어느날 갑자기 입시 공부를 시작해서 대학에 진학한 이야기. 20세기 초 미국의 작가 싱클레어 루이스의 소설에 나오는 크누트 액슬브롯 라는 남자의 이야깁니다. 그는 유난히 버드나무를 좋아해서 버들 영감이라고 불렸구요. 여전히 소년처럼 꿈을 꾼다고 늙은 소년이라 불렸죠. 스칸디나비아 출신으로 일찌기 미국으로 건너가서 성실하게 삶을 일군 이민 1세대인 엘슬브롯의 어릴 적 꿈은 유명한 학자가 되는 것이었습니다. 결혼을 하고 연약한 아내와 자녀들을 키우면서 현실을 사는 동안 그 꿈은 점차 멀어지기만 했습니다. 그 어떤 의무감이나 부담감없이 자신의 삶을 자유롭게 영위할 수 있는 시절을 맞이하게 되었을 때는 이미 백발이 성성한 노인이 된 후였구요. 모든 걸 자식에게 넘겨주고 홀로 말년을 맞이한 노인은 독립적인 삶을 살겠다고 결심하는데 지금까지의 생활 습관을 버리고 새로운 생활을 하려고 노력하던 그가 하루는 가벼운 연예 소설 한권을 집어 드는데 그 속에 그려진 대학생활의 낭만이 노인의 열정에 불을 당깁니다. 그날로 입시 공부를 시작한 노인은 결국 대학 시험까지 치뤄 꿈에도 그리던 대학에 입학하죠.
평소 노인은 대학을 이렇게 상상했습니다. 시인들이 캠퍼스를 거닐고 낭만이 넘치며 진지한 학문의 세계와 참벗이 있는 곳, 그런 곳이 대학이다. 하지만 백발로 신입생이 된 그가 대학에서 만난 건 출세를 위해 학점과 장학금에 목을 멘 삭막한 청년들과 무기력하고 딱딱한 교수들 뿐이었습니다. 실망에 빠져 있는 그는 어느 햇살 좋던 가을 날 우연히 워쉬 본이라는 청년을 만나면서 갈증을 풀게 됩니다. 달이 밝은 가을밤 워쉬 본의 손에 이끌려 연극 무대를 찾은 노인은 그제서야 그토록 목말라 했던 문학과 음악과 낭만의 향취에 밤새 취할 수 있었죠. 실물로 보는 음악과 눈 앞에서 시를 읊는 시인, 영웅과 공주가 나오는 연극을 보았던 그 밤은 정말로 황홀했습니다. 그런데 그 다음날이 밝자 노인은 무슨 생각인지 서둘러 짐을 꾸려 집으로 돌아가는 기차에 올라서 대학을 떠나고 말죠. 그토록 오래 기다려 온 세계를 이제 막 만나게 되었는데 왜 그렇게 서둘러 떠나야 했던 것일까 의아한 생각이 들었지만 이내 고개를 끄덕이게 되었습니다.
버드나무의 긴 나무가지는 시원한 그늘을 만들어 주기도 하지만 흰털이 바람에 흩어질 때면 온동네를 먼지 투성이로 만들어 놓죠. 아무리 좋은 것도 늘 좋을 수만은 없듯이 그토록 찾던 것을 눈으로 귀로 직접 체험한 순간 그 감동을 안고 한시바삐 서둘러 떠나야 겠다는 생각이 든 것도 무리는 아니었을 겁니다. 그리고 성실한 젊은 시절을 보내고 이루고 말년에 이른 노인이 간절히 바라는 꿈이 있다면 그것은 아직도 무언가를 이뤄보겠다는 미련이나 욕심이 아니라 맛보지 못한 것을 맛보고 경험하지 못한 것을 느끼고 싶은 그리고 그 감동을 깨고 싶지 않은 작은 열망인 것을 알게 했습니다.
싱클레어 루이스는 1885년 미국 미네소타 평원의 한 작은 마을에서 태어난 소설가 입니다. 1920년에 지역민의 방언과 풍습, 사회적인 기질을 세심하게 표현한 <메인 스트리트>로 명성을 얻게 되었구요. 시골사람을 풍자하면서 또한 이들을 비웃는 겉만 번지르르한 지식인들을 동시에 풍자한 이 작품은 지금도 미국 지방주의의 교과서로 통한다고 합니다. 22년에 개성이 고갈된 속물적인 미국인의 모습을 파혜친 <배빗>을 발표했구요. 26년에 <앨머 겐트리>를 발표하면서 1930년 미국 문학계에서는 처음으로 노벨 문학상을 수상했습니다.
평소 노인은 대학을 이렇게 상상했습니다. 시인들이 캠퍼스를 거닐고 낭만이 넘치며 진지한 학문의 세계와 참벗이 있는 곳, 그런 곳이 대학이다. 하지만 백발로 신입생이 된 그가 대학에서 만난 건 출세를 위해 학점과 장학금에 목을 멘 삭막한 청년들과 무기력하고 딱딱한 교수들 뿐이었습니다. 실망에 빠져 있는 그는 어느 햇살 좋던 가을 날 우연히 워쉬 본이라는 청년을 만나면서 갈증을 풀게 됩니다. 달이 밝은 가을밤 워쉬 본의 손에 이끌려 연극 무대를 찾은 노인은 그제서야 그토록 목말라 했던 문학과 음악과 낭만의 향취에 밤새 취할 수 있었죠. 실물로 보는 음악과 눈 앞에서 시를 읊는 시인, 영웅과 공주가 나오는 연극을 보았던 그 밤은 정말로 황홀했습니다. 그런데 그 다음날이 밝자 노인은 무슨 생각인지 서둘러 짐을 꾸려 집으로 돌아가는 기차에 올라서 대학을 떠나고 말죠. 그토록 오래 기다려 온 세계를 이제 막 만나게 되었는데 왜 그렇게 서둘러 떠나야 했던 것일까 의아한 생각이 들었지만 이내 고개를 끄덕이게 되었습니다.
버드나무의 긴 나무가지는 시원한 그늘을 만들어 주기도 하지만 흰털이 바람에 흩어질 때면 온동네를 먼지 투성이로 만들어 놓죠. 아무리 좋은 것도 늘 좋을 수만은 없듯이 그토록 찾던 것을 눈으로 귀로 직접 체험한 순간 그 감동을 안고 한시바삐 서둘러 떠나야 겠다는 생각이 든 것도 무리는 아니었을 겁니다. 그리고 성실한 젊은 시절을 보내고 이루고 말년에 이른 노인이 간절히 바라는 꿈이 있다면 그것은 아직도 무언가를 이뤄보겠다는 미련이나 욕심이 아니라 맛보지 못한 것을 맛보고 경험하지 못한 것을 느끼고 싶은 그리고 그 감동을 깨고 싶지 않은 작은 열망인 것을 알게 했습니다.
![]() | 이문열 세계명작산책 3 - ![]() 이문열 엮음/살림 |
싱클레어 루이스는 1885년 미국 미네소타 평원의 한 작은 마을에서 태어난 소설가 입니다. 1920년에 지역민의 방언과 풍습, 사회적인 기질을 세심하게 표현한 <메인 스트리트>로 명성을 얻게 되었구요. 시골사람을 풍자하면서 또한 이들을 비웃는 겉만 번지르르한 지식인들을 동시에 풍자한 이 작품은 지금도 미국 지방주의의 교과서로 통한다고 합니다. 22년에 개성이 고갈된 속물적인 미국인의 모습을 파혜친 <배빗>을 발표했구요. 26년에 <앨머 겐트리>를 발표하면서 1930년 미국 문학계에서는 처음으로 노벨 문학상을 수상했습니다.





덧글
글을 참 잘쓰시네요 ^^ 너무 오래 전이라 제가 옮긴 문장만으로 내용을 다시 생각하는게 어려웠는데 님 덕분에
글 내용이 다시 생각났습니다. ^^